Q. 헤비츠는 어떤 회사인가요?
A. 헤비츠는 퀄리티와 소재가 다른 회사 보다 상당히 좋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베지터블 무두질 가죽을 쓰는 것도 그렇고, 가격에 맞춰서 싼 소재를 쓰는 게 아니라 제대로 제품을 만들려는 의지가 있는 곳입니다. 사장님부터 제작하는 분까지 모두가 그렇습니다.
Q. 아직도 가죽제품을 만드는 작업이 즐거우신 가요?
A. 어릴 때부터 손으로 뭘 만드는 걸 좋아하고 손재주도 좋았습니다. 대나무 엮어서 매미 집 만들어서 놀던 기억이 있는데도 그때도 잘 만든다고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받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지금도 아침에 출근해서 가방을 만들고, 패턴 개발하고 그러면 너무 재미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지겹다고도 하는데 전 50년이 돼도 아직 이 일이 참 재밌습니다.
Q. 가죽 외에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야가 있으신 가요?
A. 산을 타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한국에 있는 산, 일본에 있는 산 거의 다 가봤습니다. 일본에 있던 4년 반 동안 토요일 일요일 쉴 때 마다 나가사키부터 삿포로 까지, 갈수 있는 산이란 산은 다 다녀왔습니다. 이제 한국이던 일본이던 못 가본 산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함께 산을 탔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같이 못하는 친구들도 있고, 제가 빨리 산을 타는 편인데 친구들이 속도를 맞추기 힘드니 요새는 혼자서 산을 많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건강합니다. 3월 18일에 4년 만에 풀코스 마라톤 (2004 서울마라톤)에 도전합니다. 헤비츠 사장님을 포함해서 마라톤을 좋아하는 직원들과 함께 달리기로 했어요. 많이 설렙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A. 일본에서 일할 때 7~80까지 현역으로 계시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도 그렇게 일하고 싶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면 눈이 잘 안 보이고 힘에 부쳐서 미싱이 무겁게 느껴져서 힘이 들 텐데, 그렇게 되면 저는 밑작업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물려지고 키우는 역할을 하면서 헤비츠에서 제 경력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다행히 아직은 아픈 곳도 없고 일도 재밌고 그렇습니다.
Q. 후배(젊은 친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전반적인 젊은 친구들)
인생(혹은 일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으신 가요?
A. 무엇보다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건강해야 기술도 배울 수 있고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발전도 있으니까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거고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하고 싶으신 프로젝트나 제품,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저는 스스로 철저하게 엔지니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제품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거나 이런 건 제가 맡은 역할을 벗어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자인과 상품기획에서 담당자들이 얼마나 많이 고민해서 가져왔을까요? 다만 기술자라는 입장에서 실제 제작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거나 제작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 의논하고 상의해서 디자인으로도 멋지고 일정 수준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