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 여가. 어떤 이는 휴식으로, 어떤 이는 활동으로 또 어떤 이는 만남으로.. 각자 다른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만 우리 모두는 그 시간에 진짜 나를 발견한다. 내가 언제 웃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에너지를 쏟을 때 더 큰 활력을 얻는지. 지금, 진짜 나와 마주할 시간.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려면, 고요함이 필요하다.
잠시 도시의 소란함에서 멀어져보자.
숲은 치유의 공간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가 부딪히는 소리, 나무가 만든 그늘, 신선한 공기.. 도시가 가질 수 없는 평안함을 아낌 없이 내어주니까.
'그래, 분명 숲이라면 진짜 나의 모습도 안아줄거야.'
이른 아침 숲으로 나선다. 피로가 쌓여 무거웠던 몸이 깨끗한 공기를 코로 들이켜 몸 안 가득 퍼지는 정화의 기운. 몸과 마음에 쌓였던 노폐물이 부서지며 날아가는 기분이다.
모든 감각으로 자연을 만끽해도 어쩐지 아쉽다면,
렌즈를 통해 다른 시각으로 자연을 들여다보자.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 자연은, 잠시나마 내 것이 된 듯하다. 오밀조밀 작은 것들이 모여 이룬 웅장함은 그 어떤 것도 쓸모없는 것이 없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저마다의 존재가 세상에 나온 소명이 있듯 나 또한 소명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임을.
기록으로 시작된 글쓰기는 한 문장, 두 문장 고르고 거르며 점차 수련의 시간이 된다. 지금 떠오른 그 생각이 진짜 내 마음인지, 옳은 생각인지, 더 나아갈 수 있는지를 검열하는 과정인 것이다. 바쁜 일과에 치우쳐 더 나아가지 못한 나의 생각과 마음을 붙잡고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
때로는 음악이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불러내기도 한다. 매일 똑같은 어느 출근길에 고막을 타고 들어온 그 곡이 눈앞의 모든 풍경을 바꿔버린다거나, 잊은 줄 알았던 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오르게 해줄 때, 이제는 익숙해진 누군가에게 한 마디 진심을 표현하고 싶어질 때가 그렇다. 어떤 리듬에, 어떤 가사에 내 마음이 동요하는지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오늘의 진짜 기분과 마주한다.